생존 어드벤처 게임 Don’t Starve 속 최고난도 이벤트는 ‘계절 거인’입니다. 계절마다 나타나 플레이어가 힘들게 가꾼 생활 터전을 무참하게 짓밟거든요. 건설 현장의 1년을 보면 꼭 이 ‘계절 거인’이 생각납니다. 여름 거인은 단연코 비죠! 때아닌 비가 오래 내리기라도 하면 공기가 늘어나버리니까요.
가을을 맞이하려고 하늘이 부단히 비를 뿌리던 8월 마지막 주. 문득 양재동 근린생활시설(설계 유하우스, 시공 다미건설)이 생각났어요.
지하 집수정 펌프 설치
장마 소식이 있던 6월 초. 골조 공사가 막 끝난 참이라 장마가 오면 빗물이 지하에 고이는 걸 막을 길이 없었죠. “양수* 작업하다 공사 일정을 늦출 수는 없다!” 선언하신 정소장님이 서둘러 준비시킨 설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지하 집수정 펌프’입니다.
비를 피하는 방법
정소장님이 직접 보여주신 원리는 이렇습니다. ① 빗물이 집수정에 고이면 펌프 추가 수위를 따라 올라간다. ② 일정 수위를 넘어서면 배수관 뚜껑이 열린다. ③ 물이 빠져나간다. 변기를 생각해 보라며 설명을 덧붙이셨어요. “변기 레버를 내리면 물이 내려가고, 어느 정도 물이 차면 물이 안 나오는 것과 똑같은 원리예요. 반대로 작동할 뿐이지.”
오랜 비 소식이 예보되면 현장은 분주해집니다. 양재동 근린생활시설처럼 특정 공사를 앞당겨 하거나, 천막을 덮어 자재나 부분 골조를 보호하기도 하죠. 현장은 각자의 노하우로 우천 대비 보양 작업을 단단히 하고 비를 맞이합니다. 올여름, 모두들 무사히 “여름 거인”을 물리치셨나요?
양수: 물을 퍼올린다는 말이에요. 비가 그친 후 작업을 시작하려면 공사 품질과 안전을 위해 양수작업이 필수랍니다.